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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여세린
  • 사회
  • 입력 2018.03.14 11:08
  • 수정 2019.09.27 16:16

'뇌물수수 피의자 이명박' 조사 돌입…"참담한 심정"

[인스팩션 여세린 기자] 뇌물수수 등 20개에 달하는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피의자 조사가 14일 오전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은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서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마는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고 말하며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검찰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은 입장표명 후 “100억 원대 뇌물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은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퇴임 이후 5년 만에 검찰 포토라인에 선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는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그동안 이 전 대통령의 수사를 책임져 온 윤석열(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지휘한다. 윤 지검장은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다 좌천된 뒤 검사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고, 한 차장검사는 지난 2016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한 바 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신문은 뇌물수수 의혹 수사를 맡은 송경호(29기) 부장검사, 다스 의혹 수사를 맡은 신봉수(29기) 부장검사, 이복현(32기) 부부장검사가 맡는다.

검찰에 맞서는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강훈(14기)·피영현(33기)·박명환(32기)·김병철(39기) 변호사로 꾸려졌다. 판사 출신이자 대형로펌‘ 바른’의 창립 멤버인 강 변호사는 앞서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 BBK 특검 수사 등에서 이 전 대통령이 무혐의 처분을 받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및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20여개 안팎에 달하는 혐의를 받는다. 특히 110억 원대에 달하는 불법 자금 수수 사실을 이 전 대통령은 알고 있었는지, 다스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는 최대 쟁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 측은 불법 자금 수수와 관련한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 다스는 형 이상은씨 등 주주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며 주요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검찰은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등 핵심 측근들의 진술과 영포빌딩 내 다스 '비밀창고' 등지에서 발견된 증거를 제시해 이 전 대통령 측을 압박할 예정으로, 양측은 한 치 양보 없는 법리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이날 검찰이 준비한 질문지가 박근혜 전 대통령 때보다 많은 120여 페이지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15일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세린 기자 selinyo@insf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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