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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더 리얼(The Real)
  • 사회
  • 입력 2024.03.22 09:09

'2000명 증원' 격해진 반발…차기 의협회장, 구심점 되나

의협 비대위, 24일 투쟁방향 논의
의대교수 25일부터 사직서·진료축소
전공의 미복귀·의대생 휴학신청 늘어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별 학생 정원 배정 결과를 발표한 20일 대구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비어 있다. 2024.03.20.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별 학생 정원 배정 결과를 발표한 20일 대구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비어 있다. 2024.03.20. lmy@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정부가 올해 고3에 적용되는 2025학년도 의대별 정원을 배정한 후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의대교수, 의대생, 의사단체 등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각개전투를 벌여온 의사단체들이 결집해 단일대오를 꾸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교수는 오는 25일 사직서 제출과 함께 진료 축소를 예고했다. 전공의들은 복귀하지 않고 있고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늘어났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는 오는 24일 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전날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자발적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25일부터 수술과 진료 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줄이고, 내달 1일부터는 외래 진료도 최소화하기로 결의했다.

39개 의대로 구성된 전의교협은 90%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환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진료 및 수술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한 달 이상 병원 진료 전반의 업무를 떠안아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조윤정 전의교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특히 바이탈과(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신경외과 등 진료과)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은 주 2~3회 당직을 서다보니 쓰러질 수밖에 없다"면서 "입원 환자, 중증 환자 등을 어떻게 안전하게 진료할 것이냐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오는 25일부터 대학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한 가운데, 오는 22일 온라인 비대위 3차 총회를 열고 대학별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내일 비대위 총회가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면서 "병원마다 다른 사직서 제출 시기를 공유할 예정인데, 25일 사직서 제출 이후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15일 2차 총회 결과 서울대 등 전국 16개 의대 교수들은 오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4개 대학은 이번 주 설문조사를 진행해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교수협의회가 있는 의대는 33개여서 3차 총회 때 비대위를 꾸려 참여하는 대학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수원=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한 20일 경기도 수원 영통구 아주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아주대병원 의사가 출입하고 있다. 정원 50명 이하 '소규모 의대'만 있었던 경기·인천권의 경우 5개 대학에 361명의 정원이 배분됐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성균관대 120명, 아주대 120명, 차의과대 80명, 인하대 120명, 가천대 130명이다. 2024.03.20. yes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한 20일 경기도 수원 영통구 아주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아주대병원 의사가 출입하고 있다. 정원 50명 이하 '소규모 의대'만 있었던 경기·인천권의 경우 5개 대학에 361명의 정원이 배분됐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성균관대 120명, 아주대 120명, 차의과대 80명, 인하대 120명, 가천대 130명이다. 2024.03.20. yesphoto@newsis.com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달 18일 기준 응답한 98개 수련병원 전공의 9929명 중 현재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는 308명(3.1%)에 그쳤다.

의대생의 '유효 휴학' 신청도 늘고 있다. 유효 휴학 신청은 학부모의 동의나 학과장 서명 등 학칙에 따른 절차를 지켜 제출된 휴학계를 말한다. 교육부가 집계한 지난 20일 기준 의대생 '유효 휴학' 누적 신청은 8590건으로 재학생의 45.7% 가량에 달했다. 의대증원 방침에 반발해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 가운데 2400명 이상은 오는 8월 내 현역병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 의대생들은 의대(6년)를 졸업한 후 전공의 과정을 밟고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를 지원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간 연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전협과 전의교협, 의대협은 지난 20일 온라인 회의를 열고 의대별 정원 배정 결과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지난 20일부터 차기 회장 선거에 들어간 의협은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의견을 전달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여의도성모병원 외과 교수)은 전날 브리핑에서 "대전협, 의대협(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전의교협과 어떻게 움직여야 할 것인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면서 "이번 주 일요일 오후 2시 비대위 회의를 열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의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협 차원의 야간·주말 진료 축소나 집단휴진 형태의 총파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차기 의협 회장은 빠르면 22일 늦으면 26일 결정된다. 이미 개원가에서는 자발적으로 야간·주말진료를 점차 축소해 나가 주 5일, 40시간만 근무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김강현 의협 비대위 대변인은 "현재 의협 회장 선거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투표 첫날 54%의 투표율이 나온 것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정부는 준엄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면서 "14만 의사 회원들과 함께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한민국 의료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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