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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여세린
  • 산업/경제
  • 입력 2018.03.12 17:42
  • 수정 2019.09.27 16:17

시진핑 '장기집권' 길 열려…중국 내 반대 고조

[인스팩션 여세린 기자] 중국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헌법 개정안이 찬성 2천958표, 반대 2표의 압도적 찬성 다수로 11일 가결됐다.

국가주석의 임기를 ‘2기 10년’으로 제한하는 조항을 삭제한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의 장기 집권의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통과한 개정 헌법에 따르면,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부주석은 매기 전인대와 같은 임기이며 연속 재임은 2기를 초과할 수 없다’는 종전 조항이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부주석의 매기 임기는 전인대 매기 임기와 동일하다’로 변경됐다.

이로써 지난 2013년 3월 첫 국가주석 취임 후 오는 17일 유임이 확실시 된 시진핑 주석은 오는 2023년 제14기 전인대에서 3선에 성공하면 중국 최고 지도자의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개정된 헌법에는 시진핑 주석의 이름을 얹은 ‘지도 사상’이 명기됐다. 개정 헌법 전문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추가됐다.  이는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 이어 세 번째로, 시진핑에 권력이 모아진 ‘1인 체제’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법 전문 문언 중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과 3개 대표 중요사상의 지침 하에서'를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 중요사상, 과학발전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지침 하에서'로 개정했다.

이번 개헌은 1982년 이후 14년 만에 이뤄진 5번째 개헌으로, 2천980명의 전인대 대표 가운데 16명이 불참하고 2천964명이 무기명 투표했다. 찬성 2천958표, 반대 2표, 기권 3표, 무효 1표로 개헌안은 통과됐다.

△중국 내 개헌 비난 고조

시진핑 주석의 ‘장기 독재’에 대한 국내외 반발과 우려를 무릅쓰고 진행된 개헌안이 통과되자, 중국 안팎에서는 격렬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청년보 산하 잡지 ‘빙뎬’의 전 편집장이자 학자인 리다퉁은 12일 미국의소리방송(VOA)과의 인터뷰에서 “중화민국 역사에는 위안스카이(청나라 군벌)가 황제 제도를 부활시킨 부끄러운 사건이 있는데 최근 중화인민공화국 역사에도 이런 정치적 추문이 출현했다”며 이번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리 편집장은 개헌 투표 결과를 두고 “개헌에 동의하지 않은 대표는 2명 뿐만이 아니라 더 많지만 당국의 고압정책에 따라 감히 반대표를 던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국가에서 최고 지도자의 임기가 존재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정치 문명인데 이를 폐지한 것은 분명히 정치적 추문이자 퇴보”라며 “헌법 수정안이 전인대를 통과했지만 반드시 민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과학원 원사이자 유명 물리학자인 허쭤슈는 홍콩 TV와의 인터뷰에서 “위안스카이의 황제제도 부활보다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 시도가 더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위안스카이는 개헌을 통해 합법적으로 황제의 지위에 올랐지만 결국 사람들의 온갖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등의 중국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낫 마이 프레지던트#NotMyPresident 내 주석 아냐) 캠페인이 번지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캠페인으로 “우리는 이번 연임제 폐지 시도는 중국을 제2의 문화대혁명으로 빠트릴 위험이 있는 만큼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세린 기자 selinyo@insf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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