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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여세린
  • 산업/경제
  • 입력 2018.08.27 17:34
  • 수정 2019.09.27 11:40

부동산 과열에 물러선 박원순 “여의도‧용산 개발 보류”

“주택시장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
“주택시장 안정이 우선인 정부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마스터플랜)을 전격 보류했다.

지난달 10일 싱가포르에서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을 밝힌 ‘싱가포르 선언’이 나온 지 7주 만이다. 박 시장의 언급으로 강남, 강북을 가리지 않고 서울 전역 집값의 급등세가 거세졌다.

박 시장은 26일 서울시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현재의 엄중한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또 “최근 주택시장의 이상 과열 조짐을 깊이 우려하고 있었고,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으로 돼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동시에 주택시장 안정화 역시 서울시장의 중요 책무라고 생각해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추진 보류를 결단했다”며 “여의도와 용산의 부동산 과열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일정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보류) 발표를 하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재추진 시점에 대해서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 후 국토부와 협력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부동산 과열 현상에 한발 물러서

박 시장은 지난달 10일 싱가포르에서 “여의도를 통째로 재개발하고 서울역과 용산역 사이 철로는 지하화한 뒤 지상은 마이스(MICE: 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 단지와 쇼핑센터, 공원 등으로 개발하겠다”며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이 담긴 ‘서울 2030 플랜’을 밝혔다.

박 시장의 개발 계획이 발표되자 여의도와 용산의 아파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강남 4구를 거쳐 은평구, 서대문구 등 서울 대부분 지역으로 아파트값 급등세가 확산되면서 박 시장의 계획이 집값 폭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37% 올라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동작구 아파트값이 0.8%로 가장 많이 올랐고 용산구와 영등포구 아파트값은 각각 0.45%, 0.51%씩 상승했다.

이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형 개발 계획은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며 수차례 ‘정부와의 협의’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여의도 도시계획은 전적으로 서울시장 권한”이라며 강하게 받아쳤다.

그러던 박 시장이 이날 “부동산 시장이 지속적으로 과열되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도 묵과할 수 없다”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협의하지 않은데다 부동산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 서울 지역 개발 계획을 공개한 것은 섣부른 행동으로 시장 과열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세린 기자 selinyo@insf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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