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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경호
  • 산업/경제
  • 입력 2018.05.25 16:15
  • 수정 2019.09.27 17:11

'북미회담 취소'에 손 내민 北…트럼프 "북한 적대감 탓"

펜스 부통령 ‘위협’에 최선희 ‘맞불’…회담 취소 요인 지적도
北, 이례적 유화 제스처로 美에 화해 요청
靑 "매우 유감"…각국 정상 "만남 재개 희망"

[인스팩션 임경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에 북한이 손을 내밀었다.

북한은 25일 오전 7시 30분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며 미국에 대화 지속을 요구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취소 서한을 발표한지 약 8시간 만이다. 

김계관 제1부상은 “조미수뇌상봉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조선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단정하고 싶다”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상봉이라는 중대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데 대하여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트럼프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해결의 실질적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며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날 북한이 발표한 담화문이 ‘위임’에 따른 것이라는 김계관 제1부상의 발언에 따라 화해의 손짓도 사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장으로 해석된다.

△北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회담 전 ‘갈등’ 해명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단계를 밟자마자 회담을 취소한 미국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비난보다 대화를 택한 북한의 이 같은 결정은 국제사회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은 오는 6월 회담을 앞두고 회담 재검토 등 부정적인 언사를 쏟아내 왔다. 상황은 북미회담 이전에 북한과 미국의 기싸움 양상으로 번지는 듯했다.

하지만 회담이 돌연 취소되자 북한은 재빨리 대화 지속 제스처를 취하며 한발 물러섰다. 

북미회담 취소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최선희 부상의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 조미수뇌상봉을 앞두고 일방적인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최 부상은 전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지난 21일(현지시각) 폭스 뉴스 인터뷰를 언급하며 그를 비난한 바 있다. 

최 부상은 “그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인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며 “우리도 미국이 지금까지 체험해보지 못했고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펜스 부통령이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알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밝힌 것처럼 만약 김정은(국무위원장)이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안은 리비아 모델이 끝났듯이 끝나고 말 것”이라며 경고성 발언을 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이보다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그 나라(리비아)를 초토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文 “매우 유감, 한반도 비핵화는 역사적 과제”…국제 사회 아쉬움 성토

전 세계의 관심을 불러 모았던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된 6월12일에 열리지 않게 된 데 대해 당혹스럽고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포기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역사적 과제”라며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한미정상회담 직후까지도 북미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기대하는 등 아쉬움이 한층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는 “우리는 한반도에서 핵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없어져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며 “북미정상회담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번 취소는 핵확산 방지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사건으로 보고 싶다”며 “북미 정상회담 취소에도 핵확산 방지 절차는 계속돼야 한다”고 전했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양국 간 만남이 성사되기를 기원했다. 그는 “대화가 재개돼 만남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회담 없이는 지역은 물론 글로벌 성격의 대단히 중요한 문제(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상당한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쓴 공개서한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여전히 나중에라도 열릴 수 있다”며 “(나는) 기다릴 것”이라고 북미회담 재개의 여지를 남겼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전술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임경호 기자 limkh@insf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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