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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위성진
  • 이슈,특집
  • 입력 2017.12.14 16:27
  • 수정 2017.12.21 14:47

[We의 시선] 미군 “올웨이즈 레디(Always ready)”

1997년 2월 필자는 군대에 입대했다. 여담이지만 그 당시 군 복무 기간은 26개월이었다. 우스갯소리로 잃어버린 5개월을 돌려달라고 이야기하고는 한다.

논산훈련소를 거쳐 카투사(KATUSA) 교육대가 있는 평택으로 갔다. 한밤중에 도착해 한바탕 소동을 겪고나서야 꾸겨져 잠이 들었다. 기상 후 처음으로 맞이한 미군의 식사는 시쳇말로 ‘허걱’ 혹은 ‘대박’ 등으로 형용할 수 없었다. 첫 끼니부터 “국력의 차이를 느낀다” 며 “슬프다”는 탄식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신없이 미군생활에 필요한 주요 용어와 활동영역 등 (예를들어, 계란의 익힘정도를 나타내는 fried hard 등)을 수료하고 필자는 교육대 바로 옆에 주둔하던 560의무중대에 배치됐다.

다행히 아주 훌륭한 선임들을 만났고 최선을 다한 군 생활에는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혹시 실수나 ‘고문관’ 같은 행동을 저질러도 격려와 덕담으로 채찍질을 대신했다. 한국군 지원단의 정책에 따라 미군들과의 우호 교류 역시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다. 넓지 않은 우리 집에 미군 수십 명이 놀러와 밤새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 음식을 나눠 먹었던 기억도 있다.

이런 군 생활을 하면서 미군들이 우리와 비견할 만큼 엄청난 애국심을 지니고 있고, 국가가 시키면 언제든 행동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또한 미군은 이 한반도에 주둔하면서 혈맹인 대한민국을 위해 수십 년 전 자신들이 지켜낸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방어하는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을 것이란 점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미군이 한반도에서 연일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주일 미군과 괌 기지의 전략폭격기, 항모 전단까지 동원된 무시무시한 행동들이다. 물론 비용도 엄청날 것이다.

필자가 겪어본 미군은 그다지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는다. 그런 미군이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연일 천하태평이다. 비트코인에 열광하고 주식시장은 뜨겁다. 평창올림픽 티켓 판매는 저조한데 롱패딩은 품절이다. 적폐청산을 외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포기하지 않는다. 의무 이행에는 관심 없고 권리만 주장한지 아주 오래됐다.

6.25도 조용히 우리에게 와서 큰 아픔으로 멈춰있다. 우리가 준비하지 않으면 그들은 또 도발할 것이고,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군의 의지로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다들 자주 잊는 것이 있는데, 전시 작전권은 아직 미국에 있다. 전쟁이 나면 통수권자가 우리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와 상관없이 이 땅에서 또 그들의 전쟁이 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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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 2018-01-13 23:21:29
가슴이 하고 싶어도 입이 하지 못하고, 입이 하려 해도 머리가 막는 세상에... 속의 말을 들을 수 있고 제입의 수고도 덜어주는 사설 참 뻥 뚫립니다. 글쓴이의 글의 속시원함 처럼 세상이, 제가 속한 조직이, 제 인생과 생활이 뻥 뚫리는 한해 였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