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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경호
  • 연예/스포츠
  • 입력 2018.02.05 18:03
  • 수정 2019.09.27 17:44

女 하키 단일팀, '상징성' 넘는 '경기력' 보여줄까

강호 스웨덴 상대 1대 3 평가전 패배
'짧은 연습시간', '경기력' 등 우려 여전

[인스팩션 임경호 기자] 27년 만에 단일팀으로 경기에 나선 여자 아이스하키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경기장에서 세계랭킹 5위 스웨덴과 평가전을 갖고 서로의 경기력을 확인했다. 단일팀으로는 1주일간 훈련한 성과를 내보이는 자리였다.

단일팀은 ‘강호’ 스웨덴을 상대로 1피리어드 10분에 이르도록 슈팅 하나 날리지 못했다. 또 16분16초와 17분50초에 잇따라 실점하며 일방적으로 스웨덴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을 받는 3피리어드를 제외하면, 1, 2피리어드의 유효슈팅 수는 5-12와 2-13으로, 스웨덴이 최대 6배 이상 앞섰다.

단일팀의 첫 골은 경기 시작 18분15초 만에 터졌다. 첫 슈팅의 주인공이기도 한 박종아의 만회골이다. 박종아는 지난해 7월 스웨덴과의 친선경기에서도 유일하게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더 이상 단일팀의 득점은 기대할 수 없었다.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으며 경기는 1대 3으로 단일팀이 패배했다.

북한팀 에이스로 꼽히는 정수현을 포함해 북한 선수 4명을 경기에 기용한 새러 머리 감독은 “정수현이 앞으로도 열심히 한다면 2라인으로 계속 기용하겠다”며 “북한 선수들이 우리의 기존 시스템 전술을 잘 외웠고 그 결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호평했지만 단일팀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단일팀, 정치적 구호에 그치지 않아야

1991년 포트루갈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이후 국제무대에서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한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팀워크’를 쌓을 충분한 기회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팀워크가 중요한 종목 특성상 머리 감독이 선수촌 회의실에서 자주 선수들을 불러 조직력을 키울 것으로 본다”면서도 남북 선수들은 서로 다른 숙소에서 생활하는 등 화합을 위한 노력에 아쉬움이 남는다.

또 우리나라 단일팀은 한반도 형상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KOREA’라는 팀 명을 사용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경기당 북한 선수 3명만을 기용하는 등 정치적 퍼포먼스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리나라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을 추가해 총 35명으로 팀을 꾸린 단일팀은 남북 합의에 따라 매 경기 북한 선수 3명을 기용해야 한다.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도 따스하지만은 않다. 단일팀의 경기는 평가전에도 불구하고 판매 이틀 만에 매진됐지만 경기 시작에 앞서 불필요한 잡음을 낳았다.

이날 평가전에 앞서 경기장 주변에는 단일팀을 환영하는 행사와 반대하는 집회가 각각 열렸다. 청년민중당 등은 한반도기를 들고 ‘아이스하키 코리아팀’ 응원단 출범식을 가지는 한편 대한한국당 등은 인근에서 인공기를 짓밟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단일팀 구성 철회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단일팀은 오는 10일 스위스, 12일 스웨덴, 14일 일본과 B조 조별리그를 앞두고 있다. 이후 순위결정전을 포함해 총 5경기를 치러야 하는 단일팀이 '상징성'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안팎의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임경호 기자 limkh@insf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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