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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위성진
  • 이슈,특집
  • 입력 2018.01.03 10:00
  • 수정 2018.01.03 17:22

[We의 시선]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

필자는 1975년생, 94학번이다.

고교 2학년 때 4지선다형이던 시험이 5지선다형으로 변경됐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학력고사가 아닌 수학능력평가를 치른다는 것이다. 심지어 1993년, 그 해에는 2번의 수능을 치렀다. 8월 20일, 11월 16일. 상대평가도 아닌 절대평가였다. 두 번의 시험 중 더 나은 비율이 아니라 더 좋은 점수를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여 두 번째 시험이 훨씬 어렵게 출제됐고, 결국 두 번째 시험점수를 제출하는 수험생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또한 상위 몇 개 대학은 ‘본고사’라는 것을 치렀는데 그 날짜가 전부 달라 시험을 최대 7번(수능 2번 포함) 보고 대학에 진학했다. 

요즘은 복잡한 입시제도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지만, 그 때만 해도 그 혼란이란 말로 하기 힘들었다.

병역의 의무 역시 아주 간단했었다. 자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4급까지 현역판정을 받았다. 물론 어떠한 형태로든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하지만 조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제대를 할 쯤, IMF 구제금융을 받았다. 졸업하고 취업을 하지 못할 것을 염려해 휴학하는 학생들이 넘쳐났고, 제대를 하지 않고 간부 신청을 하는 병사들도 많았다. ‘기술을 배워 경쟁력을 키울 걸’이라는 자조적인 후회들이 가득했다. 은행들이 도산할 정도였다.

필자가 이렇게 억울하다는 글을 장황하게 써 내려온 이유는, 그때 그 시절보다 지금의 취준생들이 더 안쓰러워 보여서다.

경제는 성장한다고 하는데 일자리는 점점 더 없어진다. 최저임금은 20%에 육박하게 상승해 2020년까지 시간당 1만 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그 임금을 줄 일자리가 없다. 이미 취업에 성공한 이는 최저임금의 혜택을 받겠지만, 최저임금을 버티지 못해 직원을 줄이거나 아예 폐업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자리를 잃은 필자의 지인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작년에 공정거래 위원장이 한 모임에 늦으며 그 이유를 “대기업들 손봐주고 왔다”라고 한 적이 있다. 그 ‘손봐줌’을 당한 대기업들이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과 더불어 정부의 이런 시각에 한탄하며 해외로 근거지를 옮기려고 한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 일자리가 있어야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고 저녁이 있는 삶이 된다. 물론 자본주의 특성상, 모든 이를 만족시키는 정책은 나올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기업들이 더 많은 신입사원을 뽑기 위한 정책 정도는 타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궁금하다. 노사정 위원회나 최저임금 위원회에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이들을 대표하는 단체를 넣어 같이 논의를 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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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HUR 2018-01-13 23:14:14
"인생을 영화처럼... " 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는 세상입니다. 파란만장, 스팩터클... 영화처럼 살아가는 인생이라도 해피엔딩을 꿈꾸며 날기위해 달리고, 해피로딩, 해피엔딩이 되는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가슴에 와 닿는, 사무치는 (?)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