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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여세린
  • 사회
  • 입력 2018.10.15 15:19
  • 수정 2019.09.27 11:17

유치원비로 명품가방‧원장급여 4억…‘비리유치원’ 파장

경기 화성 환희유치원 원장, 6억8천만 원 유치원비 부정사용
사립유치원에 매년 2조원 예산 투입…원장 ‘쌈짓돈’으로 이용
박용진 의원, 비리유치원 명단 2차 공개 예고

'비리유치원' 논란의 중심에 선 경기 화성시 환희유치원.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비리유치원' 논란의 중심에 선 경기 화성시 환희유치원.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유치원비 6억8천만 원을 명품가방과 성인용품 구입 등에 사용했다는 유치원의 비리가 보도되면서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경기 화성에 위치한 ‘환희유치원’이 비리유치원 논란의 중심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감사 결과, 환희유치원은 2014년 3월부터 2년 동안 유치원 체크카드로 명품 가방을 사고 숙박업소와 노래방을 이용하는 등 757회에 걸쳐 3천700만 원을 썼다.

또 원장 김 모씨의 개인 신용카드로 결제한 숙박업소, 성인용품, 주류 등의 영수증을 유치원 회계에 첨부해 개인 계좌로 입금 받는 방식으로 약 3천만 원을 빼돌렸고, 교사 연수비 명목으로 원장 아들의 입학금을 지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김 씨는 또한 1년에 2억 원씩 2년 동안 4억여 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월 해당 유치원 원장 김 씨의 파면과 부정사용한 금액의 환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11일 ‘비리 유치원’으로 공개되기 전까지 학부모들은 아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분노한 학부모들은 14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원장의 해명과 함께 수업 교재와 교구 등의 구매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원장은 쓰러져 미리 대기하고 있던 119 구급차에 실려 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 씨는 15일 오전까지도 유치원정보공시제도 포털사이트(유치원 알리미)에 환희유치원 원장으로 등록돼 있다가 논란이 커지자 이 날 오후 원장은 ‘공석’으로 변경됐다.

이처럼 비리유치원 파장이 커지는 것은 사립유치원에 지원되는 정부지원금 예산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유치원은 학교로 규정돼 있다. 사립유치원에는 유치원 한 곳당 5억 원에 달하는 매년 2조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원아 한 명 당 누리과정 지원 22만 원, 방과 후 활동 지원비 7만 원, 급식비 5만4천 원 정도가 지급되고 있다. 학급운영비는 월 25만 원에서 내년부터 40만 원으로 인상되고, 교원처우개선비 월 50만 원과 교재‧교구비 10만 원도 지급된다.

유치원생과 교사를 위한 국민의 세금이 원장의 ‘쌈짓돈’으로 사용된 것이다.

사립유치원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당국의 회계 관리와 감독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앞서 지난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13~2017년 사립유치원 감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전국 1천878곳의 유치원에서 적발된 비리가 무려 5천951건에 달해 비리유치원 논란이 점화됐다.

현재 1차로 공개된 유치원 명단은 감사 결과를 수용한 유치원만 포함돼 있어 ‘빙산의 일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감사 결과에 불복해 처분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소송이 진행 중인 유치원은 명단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의원이 감사 결과 보고서와 명단을 추가로 확보해 국정감사 기간 안에 2차 공개를 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비리 유치원’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여세린 기자 selinyo@insf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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