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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여세린
  • 정치
  • 입력 2018.09.05 16:26
  • 수정 2019.09.27 11:26

‘문희상 저격’ 김성태 국회연설…고성‧비판‧소란

“한국 경제는 문워킹처럼 뒷걸음질…소득주도성장은 보이스피싱”
문희상 공개 저격 “블루하우스 스피커”…민주당 “그만하라” 고성
문희상 “국회의장은 모욕은 국회 모욕”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을 ‘저격’해 국회 본회의장에 고성과 항의가 뒤섞인 소란이 일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주자로 나섰다. 3일 문희상 국회의장의 개회사, 4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연설에 이어진 자리다.

연설의 시작은 장내를 웃음으로 채웠다.

김 원내대표의 연설 시작과 함께 대형 스크린에 마이클잭슨의 ‘문워킹’ 영상이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최저임금 인상, 주 51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가져온 혼란으로 마이클 잭슨의 문워킹처럼 한국 경제가 미끄러지듯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말했다.

본회의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어 김 원내대표가 “소득주도성장은 한국경제 ‘눈물의 씨앗’, 국민을 현혹하는 ‘보이스피싱’”이라고 비판하고,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대해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사진을 띄우며 “패륜과 불륜, 진짜 적폐”라고 꼬집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점차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연설의 막바지에 김 원내대표는 “끝으로 훈수 하나 더 두겠다”라며 사전에 배포된 원고에는 없는 내용을 말하기 시작했다.

김 원내대표는 “엊그저께 문희상 국회의장께서 2018년도 정기 국회 개원연설을 하셨다”면서 “어떻게 입법부 수장이 블루하우스 스피커를 자처하시나. 어떻게 심판이 선수로 뛰려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전체에 대한 모독이다. 품격 있게 말하라”, “그만하세요”, “지금 뭐하는 짓이야” 등 김 원내대표에게 소리치며 항의했다.

고성이 잦아들지 않자 김 원내대표는 “좀 조용히 하십시오”라고 말한 뒤 “한 나라의 입법부 수장으로서 품격도 상실하고 균형감각도 상실한 대단히 부적절한 코드 개회사였다. 아무리 여당 출신 국회의장이라도 국회 본연의 책무는 대통령 권력을 경제하는 견제와 균형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문희상 의장은 산회를 선포하기 전 마이크를 잡고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반박하고 나섰다.

문 의장은 “따끔한 충고 잘 들었다”며 “내 정치 인생을 통틀어 국회가 국회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회주의자다. 임기 동안 청와대나 정부 말에 휘둘리는 일이 있으면 정치 인생을 몽땅 걸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의장이 모욕당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가슴속 깊이 명심해주기 바란다”고 경고하며 산회를 선포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이 뭐하는 거냐”며 항의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잘했다”, “멋있다”며 환호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의 연설을 두고 민주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정당은 ‘저주의 굿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새 정부에 저주를 쏟아 부었고 어떻게든 문재인 정부가 망하길 바라는 제1야당의 간절한 주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그의 연설은 재미는 있었을지 모르나, 감동이나 품격도 없어 아쉽다. 현실적인 대안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은 "퇴행적이어서 실망스럽다"고 평가절하했고, 정의당 역시 "얼토당토않은 마타도어는 납득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연설 도중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트위터에 “정치인의 언어 품격은 절대 불가능한 것인가? 참담하다”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여세린 기자 selinyo@insf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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