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0.6%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되면서 한국 경제의 하강 신호가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 성장률보다 0.4%포인트 낮고, 7월에 발표된 2분기 속보치보다도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8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97조9천592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0.6% 성장했다.
이처럼 성장률이 0%대로 내려않은 것은 6월 건설투자 감소 등 일부 실적치가 뒤늦게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줄어 2.1% 감소했다. 지난 1분기 1.8%에서 마이너스로 돌아갔고, 속보치보다도 0.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운송장비 감소로 전 분기보다 5.7% 줄어, 지난 2016년 1분기(-7.1%) 이후 9분기 만에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도 0.4% 성장에 그쳐 속보치에 비해서도 0.4%포인트 떨어진 저조한 모습을 보였고, 수입은 3% 감소한 것으로로 집계돼, 2011년 3분기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민간 소비도 0.3% 증가하는 데 그쳐 2016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정부소비 증가율 역시 1분기 2.2%에서 0.3%로 곤두박질쳤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3.1%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건설업 증가율은 2012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나빠졌다.
제조업 증가율도 1분기 1.6%에서 2분기 0.6%로 뚝 떨어졌다.
서비스업 증가율은 1분기 1.1%에서 0.5%로 반토막 났다. 부동산, 임대업이 줄어든 반면 금융·보험업,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에서 늘어났다.
한 나라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소득 등을 합친 지표인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상승에 따다 교역조건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질 GDP가 0.6% 성장한 가운데 실질 GNI가 감소한 것은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큰 폭으로 올라 교역조건이 악화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수출 물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수출 단가가 낮은 상황은 결국 국민 경제와 소득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성장률 2.9%에 ‘빨간불’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9% 달성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분기와 4분기 평균 성장률이 0.91~1.03%를 기록해야 한다.
그러나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게 전망되면서 하반기에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 민간 연구소와 바클레이스, 씨티 등 해외 투자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한은이 10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한은은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2.8%를 기록해 현재 상황으로 보면 잠재 수준의 경제성장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는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세린 기자 selinyo@insfac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