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여세린
  • 산업/경제
  • 입력 2018.07.06 14:32
  • 수정 2019.09.27 14:20

미중 무역전쟁 ‘전면전’…보복 악순환 예고

미국 ‘방아쇠’ 당기자 중국 ‘전면전’ 선언
“명분은 무역적자…속내는 'G2 패권다툼'”
“중국 시장은 이미 약세장‧한국은 6번째로 큰 영향 받아”

[인스팩션 여세린 기자] 미국이 끝내 중국을 향한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340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의 81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관세는 미국 동부 표준시로 6일 0시 1분, 중국 베이징 시간으로 낮 12시 1분에 자동으로 발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연설을 위해 몬테나 주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방침을 최종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340억 달러 어치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에 대해선 2주 이내에 관세가 매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중국의 무역적자를 만회할 수 있고 첨단 기술제품을 중심으로 두드러지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적자를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운 주요 2개국(G2)의 맞대결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도 미국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했다. 같은 규모와 같은 강도로 보복에 나선 것이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관세라는 몽둥이를 휘두르며 도처에서 협박하는 무역패권주의를 행사하고 있는데 이는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런 위협과 협박에 절대 머리를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중국은 미국산 수입제품 340억 달러 규모의 545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나머지 160억 달러, 114개 품목에 대해서는 미국의 후속 조치에 따라 보복관세를 매기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미국은 중국이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2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조치를 내놓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유보하고 있다. 2000억 달러 이후엔 30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유보 상태로 기다리고 있다. 이는 단지 중국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렇게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맞교환하면서 전면전으로 치달은 양국의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시장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어떤 일 벌어지나

중국의 대미 수출은 5천억 달러 규모로 1천300억 달러 수준인 미국의 대중 수출에 비해 훨씬 크다. 관세 보복으로 중국이 미국에 대응할 수 있는 규모는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투자자들이 이번 주가 전 세계로 퍼지는 무역전쟁의 시작을 기록하는 첫 주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증시가 최근 몇 주 사이에 베어마켓(거래가 부진한 약세장)으로 진입했다”며 무역전쟁으로 인해 일어날 재정 위기 등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움츠러들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비슷한 형태로 부메랑이 돼 미국에 돌아올 가능성도 경고했다.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미국을 비난하면서 무역전쟁 도발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논평을 내고 “미국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무역적자 축소, 국가 안보 수호 등을 빌미로 국제적 규정과 글로벌 공동인식을 무시했고, 자국 법을 이용해 제멋대로 다른 국가의 이익을 침해하고 세계 공급과 밸류체인을 훼손하면서 독자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도 “미국은 시장 경쟁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공정한 무역과 세계 공급 체인을 파괴했으며 룰을 기반으로 한 다자무역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보호무역주의 몽둥이를 제멋대로 휘두르며 자국은 물론 전 세계를 불안전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큰 영향을 받게 될 10개국 가운데 6위로 꼽혔다.

로이터통신과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중 무역전쟁이 몰고 올 수출 분야의 위험요인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62.1&로 6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한국의 전자제품, 자동차, 철강 선박 등 주요 수출 품목이 무역전쟁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나라는 유럽 룩셈부르크(70.8%)였고 이어 대만(67.6%), 슬로바키아(67.3%), 헝가리(65.1%), 체코(64.7%) 순으로 나타났다.

[여세린 기자 selinyo@insfaction.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