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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임경호
  • 정치
  • 입력 2018.06.18 17:53
  • 수정 2019.09.27 17:06

‘무릎 꿇고 당 해체’ 한국당 쇄신 ‘안간힘’…잡음 무성

'중앙당 해체' 초강수에 당 내 여론 '싸늘'
김성태 권한대행 책임론 '솔솔'
한국당 낙선자, 유권자 비판 등 진정성 의혹도

[인스팩션 임경호 기자]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국회에서 무릎을 꿇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당 혁신 방안으로 ‘중앙당 해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지만 주변 반응이 시큰둥하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13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중앙당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한국당 체제에서 최소한의 조직 정도를 남긴 채 현재의 10분의1 규모로 당을 축소하는 방안이 주된 내용이다.

김 권한대행은 외부에서 영입한 혁신비대위원장에게 당 쇄신작업과 인적 청산 등 전권을 위임할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 기득권과 계파 정치 타파 등 ‘환부’를 도려내는 작업에 외부 인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김 권한대행은 당명 변경 계획도 공개했다.

바뀐 이념과 가치 등에 부합하는 당의 간판을 새롭게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국당은 ‘정의로운 보수’를 지향점으로 하는 새로운 보수의 탄생을 암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의 전면 개조론 뒤에는 불안한 당 내 기류가 자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지방선거 패배 원인으로 당 지도부의 책임론이 거론되는 가운데 수습책마저 독단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당 내 반발의 이유다.

한국당 재선의원 15명은 이와 관련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된 변화와 혁신을 주장했다.

박덕흠 의원은 “변화와 혁신은 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다”라며 “다 같이 참여해 변화와 혁신을 꾀해야 한다”는 의견이 의원들의 뜻이라고 전했다.

김명연 의원도 “당 해체까지 이야기하는데, 해체했을 때 당원의 뜻을 물어야 한다”며 의견을 보탰다.

선거 참패의 책임을 김 권한대행에게 묻는 의견도 쏟아졌다.

한국당 재건비상행동은 18일 성명을 통해 “김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참패 책임과 홍준표 전 대표의 전횡에 대한 협력에 엄중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할 대상자”라며 김 권한대행의 퇴진을 요구했다.

김진태 의원은 당 쇄신에 앞선 반성 방식을 문제 삼기도 했다. 김 의원은 선거참패와 관련해 의원들이 국회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 것과 관련해 “매번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넘어가려고 하는데 그건 원내대표가 월권하는 것”이라며 김 권한대행의 결정을 비판했다.

△한국당 낙선 후보, 유권자 조롱 ‘빈축’

중앙당이 당 내 ‘물갈이’를 예고한 가운데 당 외부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새로운 보수 탄생’이라는 혁신의 진정성도 함께 옅어지는 분위기다.

구로구청장 선거에 나섰다가 더불어민주당 이성 후보에게 밀려 낙선한 한국당 강요식 후보는 “인물보다 정당을 택한 민심, 반성하고 새롭게 뛰겠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어 유권자의 선택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기도 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한국당 최성권 후보도 “이재명 같은 자를 경기도지사로 당선시키신 여러분, 최성권 낙선 시켜줘서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고양시 곳곳에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한국당의 대국민 사과를 지적한 민주당에 대해 “오만하다”고 맞선 강연재 노원병 국회의원 후보(낙선)는 자신의 의견을 비난하는 누리꾼들에게 “비열한 말, 반말, 바로 휴지통으로 들어갈 말 다는 분들은 굳이 오지 마시고 자신의 삶에 충실하시라”고 지적했다가 빈축을 샀다.

한편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국당의 ‘중앙당 해체’와 간련해 “지방선거 성적표를 받아들고서야 화들짝해서 또 한 번 간판교체 쇼를 벌이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통렬한 반성과 실천이 수반되지 않는 한 한국당이 해체를 하든 길바닥에서 엎드리든 달라졌다고 여길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임경호 기자 limkh@insfac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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